2009년 8월 5일 수요일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고...

말했던 정현종이 참 정겨웠을 때가 있었다.
"그 섬에 가고 싶다"는 문장이 때때로 가슴에서 소용돌이 칠 때,
주변의 삶들이 황량해 보이던 시간들이 조금 온기를 평안을 되찾고 촉촉해지곤 했었다.

한데 가끔은 그 섬에 "왔다"고 느끼는 순간도 있는 법.
그때마다 나는 그 섬 주위를 휘돌며 위협하는 파도들에 위헙당하는 느낌을 이내 받고 말았다.
그리고 섬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섬에서 만난 그사람이
애초에 머물던 그 뭍의 기억에 떠밀려 먼저 섬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사람들 사이의 섬에서 저 어깨넘어 건너편 뭍이 사실 더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겐 평화로울 수 있다는 생각이 치밀어,
고개를 떨구는 일,

섬위에서 굳이 그이가 털어낸 뭍의 흔적들을 발길로 툴툴 차대며,
"당신은 돌아갈 곳이 있어요"라고 쓰라리게 토해내는 일.

그런 일들의 반복에 지쳐가며 내가 먼저 내자리로 돌아가는 상황에서 이젠 자유롭고 싶다.

사람들 사이에 섬보다는 도도하게 흐르는 강이 있어
합류의 기쁨을 나누는 것이
섬이 털어내지 못 한 뭍의 추억에 뒤척이는 것 보단 나은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