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보니 3월 28일 05시경에 신림역에 있었던 나는,
12시간후인 오후 5시경에 인천의 영화공간 주안으로 <경계도시 2>를 보러 가고 있었다.
이기자가 전화번호 안 찾아줬으면 그나마도 못 찾을 뻔 했다.
인천 남구에서 지원을 하는 영화공간이라는데, 관람료가 5천원 밖에 안했다.
그런데도 관객이 10명도 채 안되었다는게 안타까웠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야 이미 충분히 되고도 남음이 있지만,
<경계인> 이론에 그닥 감흥이 없는 나에겐,
송두율귀국추진위원회 활동을 해오셨다던 아저씨의 분노가 폭발하는 장면이
그 논리에는 동의하지 못할 망정 인간적으로 이해되고 심금을 울리는 대목이었다.
적어도 그 사람은 송두율이 유치장에 송치될 때,
가장 앞에서서 구속절차를 서두르던 형사들에게 분노를 표하지 않았던가?
북한에 민노당 내부정보를 제공한 간첩이 있다고 제명을 요구하고 끝내 분당을 결정했던 진보신당의 대표가
<우리안의 조선일보>운운하는 것도 좀 우습지만,
경계도시 2를 보며 또 쉽게 우리안의 레드컴플렉스에 대한 상투적 반성을 하는 것도 크게 의미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영화를 보고나오며 한가지 갸우뚱했던건,
노무현 대통령의 송두율귀국관련 국회연설 부분이 크게 다뤄지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사실 송두율의 귀국은 전례없이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서 추진한 것 아니었던가?
그래서 모두가 충격에 빠졌던 것이고.
감독의 의도는 미루어 짐작 가능하지만, 지나치게 "계몽"적인 나레이션도 좀 거슬렸던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