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0일 화요일

Highbrow E-Cig Liquid

순서가 좀 바뀌었지만 E-cig liquid 에 대한 리뷰를 먼저 남기는 것은, 이 시장이 "emerging market"이다 보니 백가쟁명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판매자들이 경쟁하고 있어서, 하나씩 "재구매 불가" 판정을 내리는 것이 시급한 문제인 것도 같아서 최초의 "좋지 않은 경험"의 기록을 남겨보도록 한다. 

어쨌든 주문한 세병의 전자담배 액상(e-juice ; e-liquid)를 다 해치웠으니..... 



일단 Higbrow vapor 라는 vendor 는 고급을 지향하는 담배 액상 회사이다. 홈페이지에서 Organic 한 재료들만 쓴다고 광고를 하고 있고, 담배 액상의 가격도 다른 판매자들과 비교해서 비싼편에 속한다. 

처음에 주문한 액상이 도착했을때, 매우 감동 받았는데, 위의 사진처럼 "손글씨 편지"에다가 정성스럽게 포장한 것이 다른 판매자들과는 큰 차이를 보여줬다. 



내가 주문한 세가지 종류의 액상은 Dark Roast Coffee (18mg, PG/VG), RY-4 (18mg, PG/VG) , 그리고 Cigar (18mg, PG only) 였다. 전자담배 초보자들이 그렇듯 일반 담배에 가장 가까운 맛을 찾아보고자 시도하는 중이기에, 나름 실험적인 주문을 해 본 것이었는데 결과는 대 실망. 

일단 커피는 말그대로 "hint" 정도, 그러니까 이게 커피 액상이다라고 생각을 한 상태에서나 겨우 음미해 볼 수 있는 flavor 를 제공했다. RY-4의 경우는 그나마 나았는데, 그것은 아마도 이미 전자담배 액상 시장에서 RY-4의 Recipe 는 널리 알려진 상태이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Cigar 액상은 정말 견디기 힘든 맛이었다. 이것이 VG (식물성 글리세린)를 빼버린 결과인지 알 수 는 없으나, 뭐랄까 한 모금 빨고나면 머리가 아플 정도 였다. 향도 감기 알약 가루를 흡입하는 듯한 느낌. 결국 처음으로 액상 자체를 버리기로 결정을 했다. 

Highbrow vapor 고급과 유기농을 지향하는 small vendor 인데,  아마도 스스로의 flavor 에 자신이 있어서 PG (80)/VG(20) 라는 기본 혼합 셋팅을 제공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으나, 전체적으로 향 자체가 지나치게 과도하거나 미미한 문제가 있었다. 

가격대비 만족도로 보자면, 안타깝게도 이번이 마지막 구매가 되지 않을까 싶다. 



2012년 11월 1일 목요일

대선승리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지만....

대숲에 소리질러보는 심정으로 적어보면,
제목대로다.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에서 승리하고, 대선에서도 박근혜를 이길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

냉정하게 말해서, 그것이 그가 지금 가지고 있는 자산의 전부다.
비교우위. 승리가능성.

그런데 그것밖에 없다는게 한국의 미래를 참으로 암울하게 한다.
그가 단일후보가 되어 대선에서 승리하는 경우,
한국의 이른바 "개혁세력"은 노무현이 만들었던 정치적 혼란보다도 더 큰 혼란을 맛 볼 확율이 높다. 수권능력이라는 것에 대해 우습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이미 한번 경험을 했다면 더더욱.
그런데 지금 안철수 주변엔 적어도 현재까지는 있으나 마나 한 사람들 밖에는 없다.
좋게 말해서 수평적인 캠프이지만 달리 말하면 콩가루 집안이다.

연일 계속 해서 발표되는 정책들을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정치개혁관련 정책은 그가 "파퓰리즘" 카드로 쓰나보다고 최소한의 전술적 가치를 인정해 줄 수 있겠으나, 맨정신으로 박수쳐주기는 참 곤란한 개혁정책이다.
그런 수준미달일 뿐 아니라 위험한 정책에 개혁이란 수사를 입혀서
국민 70%가 동의한다느니 하며 끌고 나가는 것은 그나 얼마나 정치적으로 나이브한 인물인가하는 것밖에 보여주지 않는 효과를 낳고 있다.

어제 발표되었다는 교육개혁 관련 정책은 더더욱 치명적이다.
일단 발표된 정책이라는 것이 감동을 주기에도 부족하고 심지어 실현가능성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기도 힘든 원론적인 수준의 것들이었는데...
그러한 기대 미달 정책 발표때문에 사람들은  "수능폐지 후 논술시험화 검토" 같은 연합뉴스의 비하인드 루머 기사에 더 주목하고 만다.
문제는 이 루머가 그나마 가지고 있는 지지율마저도 까먹으면서, 여론을 악화시키기 충분하다는 것이다.도대체 캠프에서 검토 중인 내용을, 극도로 민감한 정책을 새나가게 하는 캠프는 뭐하자는 캠프인가 싶다.

안철수의 이미지는 의사-성공한 사업가-교수-정치인으로 이어져 있다.
그가 깨끗하고 똑똑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기에 사실 많은 이들은 그에게
사교육 문제등 교육정책에 큰 기대를 했을 터이다.
그런데 그의 교육개혁안은 별로 새로울 것이 없다.
교육을 통한 "사회 계층 이동성 증대"라는 것을 제외하면,
교육에 몰빵하고 있는 대한민국사회에 자극을 주는 특별한 내용이 없다.

안철수는 개천에서 용난 케이스는 아니다.
따라서 수많은 개천가에 사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구체적인 어필을 할 필요가 있었는데, 그는 그런 기회를 잃어버린 듯 하다.

교육개혁안과 관련하여, 반값등록금 정책 관철을 위해 사학에도 교부금 형태로 지원한다는 개혁안은 어차피 그냥 해보는 이야기라는 느낌이 강하지만, 실제로 진행된다고 해도 그렇게 하면 안되는 정책이다. 이것은 생각있는 사람들이 최소한 반대진영의 논리들에 대해 검토를 해보면서 정책을 냈는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이미 지난 총선과 서울시장 선거등을 통해 상당수준 논의가 된 문제인데 그것을 재탕하는 수준이라면 "벼락치기" 후보라는 이미지에서 자유롭기가 힘들다.

안철수 후보는 대선후보로서 치명적인 결점이 있다. 그것은 단순히 무소속이라는 것 뿐아니라, 기층 민중의 감수성을 자극하기엔 역부족인 "서생" 이미지라는 것이다. 다시말하면, 그의 이미지 정치는 그 자체로 한계를 가지고 있다. 미국의 엘고어는 안철수와 비슷한 이미지였으나 그나마 당이라도 있었다. 그리고 이기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듯 보였던 선거에서 지고 말았다. "반지성주의"는 깨끗함, 이성주의등등 보다 단시간에 힘을 결집하는 경향이 있다. 후보 인물론만으로 치면 노무현이 이회창을 이긴 것은 기적에 가깝지만 그게 가능했던 것이 대선정국이다.

요는 지금처럼 "포인트 없이" 이미지 정치해나가면, 차라리 박근혜 당선보다 못 한 정치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을 좀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 생각엔 민주당을 좀 더 압박해서, 당내 개혁의 가능성을 높인 다음 민주당에 입당해서 대선 치루는게 현실적인 답이 아닐까 싶다. 박원순처럼 단일화해서 경선하면 되지 않냐고 말하고도 싶겠지만, 대통령제하의 대통령이 의원들 눈치보며 정치하기 시작하면 혼란밖에는 없다. 그리고 무소속 대통령 당선엔 최악의 시나리오가 이미 펼쳐져 있다. 지금 국회의원들 새로운 정권 말기까지 임기가 보장되어 있다. 왜 송호창 처럼 존재감없는 초선의원 밖에는 민주당에서 빠져나오고 있지 않은지 그 의미를 적극적으로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중언부언이지만, 그냥 답답한 마음에 끄적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