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들이 풀내음을 뿜어내거나 밤꽃 향기가 바람에 날리던 계절이면,
소풍이란 걸 가던 때가 있었다.
그 시기의 첫막이 오를 즈음에,
줄 맞춰 앉은 아동들이 부르고 또 부르던 노래가 하나 있었다.
"텔레비젼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율동과 어우러지던 그 닭살스런 노래는 반복효과 때문인지 여전히 선연하게 떠오르는데....
가끔 텔레비젼을 보다보면,
그 속에 있는 여인네들이 밖으로 나왔으면 하는 환상이 일어나는 건 어쩔 도리가 없다.
노래는 다시 그러나 쩝쩝대며 불려지는데,
"텔레비젼에서 네가 (밖으로)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텔레비젼"에" 그녀들은
High Definition 으로 옷 갈아 입으시고,
동공확대 선사하시고,
5.1 채널로 방안가득 온기나마 전하시고,
혼을 빼내놓으시고.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