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거창 하지만, 가끔 이른바 "배울만큼 배웠다고" 스스로를 정의하는 사람들의
개인 홈페이지를 돌아다녀보거나 커피마시며 대화를 하다보면,
그들의 관심사들 그러니까 주로 음악과 미술 그리고 오묘하게도 음식에 관한 취향들을 접하게 되는데,
이것들이 대단히 교과서 적으로 클래식하고 "교양적" 취향이어서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나는 한동안 내가 기본적으로 "잡놈"에 가까워서 그런 교양 넘치는 취향들과 "와꾸"가 안맞다고 생각을 하고 했었다.
물론 내가 "반"교양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고, 대체로 "배운 행세"는 해야하기도 해서,
대놓고 무식한 티를 내지는 않는데, 그래도 얼마간 거리감 혹은 괴리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내가 "시껍하게" 타인의 교양 넘치는 취향들에 반응하는 이유는
그것이 내가 가지지 못하는 어떤 경지에 이른 체화된 삶의 교양이서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내가 위에 사용했던 따옴표는 다시 붙여져야 할 것인데, "교양적"에 붙기 보다는 "교과서적"에 붙어야 올바를 것 같다. 내가 그들의 취향에 닭살스러움을 느끼는 이유는 그들의 한결같은 교양노선, 그러니까 교과서적 취향에 있는 것 아닌가 싶다는 것이다.
어떻게 음악은 다들 한결 같이 클래식 음반만 듣는 것이며,
미술은 어째 한결같이 달리, 피카소, 고흐 그리고 뭉크를 한장 쯤 퍼담아 놓는 것일까?
어떻게 또 한결 같이 그들은 인도, 타이, 이탈리안 음식점에서 와인 한잔과 더불어 대화를 나누는 것일까?
말로는 "하위문화"에 대한 지적 접근을 수행한다면서, 정작 그들만의 교과서적 "고급 문화" 레이블은
천편일률적이다.
놀라운 "향유의 연대"가 이 배울만큼 배운자들에게 있는 셈인데, 결국 부르디외의 아비투스가 문제란 말인가?
거 참말로, 취향들 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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