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온 세금서류를 받아보니 날 "Chinese"로 분류해 놨다.
빨리 세금보고해 한푼이라도 환급 받으려던 차에 서류 수정이라는 불편한 잡무를 먼저 처리해야 되는 수고로움이 생기니 미국의 행정업무 처리에 또한번 짜증이 몰려왔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2010년 인구조사와 관련한 글을 읽다가 Wikipedia 를 한번 찾아보니, 재밌는 정보가 있다. 적어도 미국인들이 대충 "중국인"이라고 나를 행정적으로 분류하는데는 나름 역사가 있는게 분명해졌달까?
다인종 사회인 미국의 인구조사에서 "인종 분류"가 항상 문제적인 것은 알려진 바이다.
흥미로운 것은 1850 년에 실시된 7차 인구조사 문항중엔 "피부색"을 묻는 질문이 있었는데,
그 선택지로 백인/흑인/혼혈 밖에는 없었단다.
그리고 30년 후인 1880년에는 거기에 "중국인/인도인"이라는 새로운 "피부색"이 추가 되었다.
재밌는 것은 히스패닉/라티노가 그때까지도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고, 아메리칸 인디언은 인구조사대상도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올해의 미국내 인구조사에서도 인종분류 문항이 수정되었단다.
지난 조사에서 상당수 "실제" 히스패닉/ 라티노 인들이 스스로를 둘다가 아니라 "기타 인종"이라고 답하는 바람에 조사의 정확도가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아서, 이번엔 "히스패닉 / 라티노 / 혹은 스페인계 (Spanish Origin)" 이라는 질문으로 바꾸고 "기타 인종"이라는 선택지를 삭제 했단다.
히스패닉/라티노들이 스스로를 이제 스페인계라고 판단한다는 것이 재밌는 사실이고, 1880년에는 인종으로 고려도 안되었던 사람들이 미국내에서 자기가 "기타 인종"이라고 느끼며 살고 있다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결국 히스패닉/라티노 인구들은 백인/흑인 보다는 인종간 결혼이나 백인 동화가 급격하게 일어났다는 말일테고, 그 반면에 어떻든 그런 애매한 정체성의 사람들에게 "기타 인종"이 아니라 너희는 스페인계 남미인이라고 말해주는 효과가 이 설문문항에 있는 것도 같다.
모든 설문조사와 인종분류는 문제적이고 독특한 정치적 효과를 낳는 것이라고 생각을 해보면, 이 설문조사가 실시된 이후 미국의 "히스패닉 / 라티노 / 스페인계" 인들의 삶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서로 이제 다른 사람이라고 더 확실히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일까?
미국에서 인종 문제를 다루는 사람들이 늘상 하는 말 처럼, "단 1%만 다른 피가 섞였어도 백인이라고 간주하지 않는" 미국의 인종분류 시스템이 만들어낸 "다인종" 사회는 백인을 제외한 인간들을 이리저리 섞고 분류하느라 정신이 없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오늘 확인해보니... 올해 미국 연방정부 세금 $392.24 환급 받았다. 주정부 세금은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구글 넥서스 원 구입비용에 근접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답글삭제그나저나 베트남마저 요즘 왜 이리 추운지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