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2. Ashville, NC
뱅크시의 작품은 아니나 이제 많은 미국 도시에서 "낙서"는 하나의 작품으로 간주되고 있는 듯.
지난 아카데미 시상식을 전후로 해서 가디언등등의 기사를 통해 영국의 "낙서쟁이" Banksy 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졌고, 다큐멘터리 영화 후보작에 올랐다는 것을 전해들었는데 이제서야 보게됐다.
당시엔 영국 영화 "King's Speech"와 Banksy 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아카데미를 공동수상할 수도 있다는 영국인의 기대가 극에 달할때였다. 킹스 스피치와는 달리 대중에게 그다지 알려진 작품은 아니었던(그 당시 미개봉이었던 기억이) "뱅크시"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특별히 관심을 끌었던 이유는 만약 Banksy에 관한 다큐가 수상할 경우 시상식장에 Banksy 가 직접 얼굴을 들어낼 것인가 였다. 실제로 아카데미 시상식이 가까워졌을때 뱅크시는 LA의 한 고속도로변에 자신이 LA에 와있음을 알리는 듯한 작품을 남기기도 했었다.
그저 한 문장을 남긴 것 같은 이 작품(?)은 사실은 2006년 9월 15일 LA에서 열렸던 뱅크시의 첫 작품 전시회에 등장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코끼리를 상기시키는 것이다.
당시의 전시회는 대성황을 이뤘고, 뱅크시 작품과 몇몇 유명한 그래피티 예술가들의 작품이 소더비 경매에서 고가에 거래되는 전기를 마련했었다.
당시 전시회는 뉴욕타임즈에도 소개가 되었었다.
(http://www.nytimes.com/2006/09/16/arts/design/16bank.html )
아마도 뱅크시는 그당시의 선풍적 인기와 찬사를 아카데미에서 기대했을지도 모르다.
하지만 올해의 아카데미 다큐멘터리 부분은 Inside Job에 돌아갔다.
아카데미가 끝나고 뱅크시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들 무렵,
한국에서는 G20 정상회의 개최로 야단법석이 나고, 그 사이 한 대학강사가 정상회담 포스터에 쥐를 그려넣었다가 재판에 회부되면서 뱅크시의 이름이 여기저기서 언급되기도 했었다.
다시 다큐멘터리로 돌아가면, 내 예상과는 다르게 이 다큐멘터리는 뱅크시에 관한 것이라기보다는 뱅크시에 관한 영화를 만들려했던 미국에 사는 프랑스인에 관한 것.
달리 말하면, 어느 무모한 열정이 만들어낸 스토리에 관한 것이다.
그래도 뱅크시가 등장하긴 하니까 베일에 쌓여있는 그의 실체에 조금이나마 가깝게 다가갈 수있는 기회는 준다. 생각했던 것 보다 뱅크시는 나름 카리스마가 있는 인물이더라.
영화를 보다가, 스페인 영화 Noviembre 가 자꾸 떠올랐다.
소더비 경매에서 고가에 작품이 거래되는 얼굴없는 작가지만,
그 스스로가 자신은 "돈을 위해 작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할때는 "노비엠브레"의 주인공이 떠올랐다. 다만 이미 상업주의화 되가며 주류가 "포획"하기 시작한 그래피티의 예술적 혼이 얼마나 어떻게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
개인적으로 뱅크시의 마지막 대사는 압권이었다.
웃다가 쓰러질뻔.
P.S. 한국에 아직 개봉을 안했다고 해서, 스포일러 같아 자세한 내용은 쓰고 싶지 않지만, M.B.W.로 데뷰하신 열정의 사나이는 벤야민의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과 연관지어 생각해 볼 수 있을 듯. 그가 특별히 인상적인 것은 Passion과 Spontaneity 로 좌충우돌하며 달려온 그의 삶이 "기술복제"와 결합하면서 "예술"의 자리로 점핑을 했다는 것이고, 또 그가 그의 작품에 대한 "예술적 가치"에 대한 평가 유예를 요구한다는 점. 참 흥미로운 생을 사는 사람인 것은 분명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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