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통 호텔에는 관례상 만국기를 달거나 몇몇 1세계 국기를 손님 맞이 용으로 달아주는데, 멕시코 국기만 달랑 걸려 있었다.
온라인 호텔 예약의 문제는 호텔이 제공하는 정보에만 의존해서, 그리고 "알바"들의 작업인지 판별하기 힘든 리뷰와 별표에 의존해서만 예약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내가 칸쿤에서 첫 이틀밤을 묵은 이 호텔도 그랬다. 나름 리뷰도 괜찮았었는데....
"Special Offer" "Limited Time Only" 등등의 광고 문구에 홈쇼핑, 인터넷 쇼핑객들이 번번히 당하는 것 처럼, 이 호텔의 스페셜 오퍼에도 "숨겨진 사연"이 있었는데, 바로 내부 공사중이었다는 것이다.
리셉션 데스크의 말로는 자기들이 Expedia 에 내부 수리중임을 알리는 사진과 자료를 보냈는데, 아마도 업데이트가 안되었나 보다고 하던데, "짜고치는 고스톱"치곤 너무 뻔해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말았다.
우연의 일치인지 오늘 티비에서 본 광고에 따르면, 아마도 이런 종류의 "사기"가 미국 여행 사이트에서 비일비재한가 보다.
Travelocity 광고를 보니 자기들은 예약한 호텔이 만약 공사중이라면 여행 출발전에 알려주는 서비스를 하겠다고 하는 것 아닌가? 다른 여행예약 사이트들과의 차별성을 이 "특별한 서비스"로 광고를 하는 것을 보니, 내가 "특별히" 운이 없었다기 보다는 인터넷을 통해 호텔을 예약한 많은 사람들이 빈번히 경험하는 일 중의 하나였던 셈이었나 싶었다. 이것이 위안을 삼을 근거가 되는 것인지는 의심스럽지만....

옆차가 공항에서 픽업해주고(유료) 칸쿤의 해변까지도 실어다주는(무료+팁: 1시간에 1번) 셔틀 버스다.
허리케인을 흔적을 지우고 다가오는 성수기를 맞아 내부 공사중이었지만, 겉은 멀쩡 했다.
어차피 잠만 잘 것이니 별 문제가 되겠나도 싶었는데 문제는 너무나 변두리에 위치한 나머지 호텔 밖에 "여행객"들이 갈만한 장소가 하나도 없었다.
택시나 셔틀을 이용해야만 했는데, 역시 몇천원 아끼는게 결국 시간과 돈을 이중으로 지출하게 한다.
(참고로 멕시코 택시의 대부분은 미터기가 없다. 에스빠뇰 못하는 초행자들한테는 매우 곤혹스러운 일이다.)

호텔 바로 앞 거리
호텔 모퉁이에 그나마 작은 식당하나가 있어 겨우 시장기를 달랬는데, 영어로 소통도 안되고 메뉴도 없고 너무 로컬스러워서 좀 당황스러웠다. 맛은 나름 괜찮았던 듯 싶은데, 로컬치곤 가격이 비싸서, 도착하자 마자 한번 가보고 말았다.

호텔 내부.
첫날은 이층의 맨 구석방에서 잤는데, 뜨거운 물도 잘 안나오고(12월의 칸쿤 날씨는 아침저녁으로 쌀쌀하다) 공사장 바로 옆인 데다가, 된다던 무선 인터넷도 안잡혀서 다음날 1층으로 옮겼다.
조금 거칠게 말하면, 전반적으로 미국의 인터스테이트 고속도로 근처에 있는 값싼 모텔급 호텔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그래도 카리브에 왔는데.... 해변이 아니라 "테라" 카리브였으니 뭐 어쩔 것인가?

호텔 바로 옆 중고차 매장에 세워진 버드와이저
멕시코에 오면 으레 껏 코로나가 버티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먼지 뒤집어쓴 버드와이저가 더 먼저 나를 반겼다. 돌이켜 보니 버드와이저 광고를 본 것은 여행내내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것도 같다.
멕시코에서는 버드와이저가 멕시코 맥주들에 가위눌려, 저리 벽뒤에서 먼지 뒤집어쓰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변두리에 묵으셨구만... 가기전에 그렇게 인폼이 없었나?..
답글삭제저 호텔 찾기도 어려웠을텐데... 호텔나오다가..거기 텔셀 판촉하는 아가씨
사진 찍은 건가 보구만요... 거긴 재개발 지구인데.. 그래서.. 영업않하는 곳도 많고..
이슬라 무헤르 가기는 괜찮을 수도 있겠네요..puerto juares멀지 않으니까..
@조종성 - 2008/01/24 13:03
답글삭제네..그러고 보니 재개발지구까진 모르겠고, "올드타운"이란 이야기는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인폼"이 "인품"인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
저도 칸쿤 여행 계획중이라.. ^^ terracaribe 평이 좋던데요. 저도 다운타운에서는 이곳에 머물까 하다가 약간 외곽지역이라 맘을 돌렸어요. 식당도 맛있고 local들까지도 와서 먹는다고 하던데.. 그곳에서 이슬라 무헤레스가는 페리선착장이 가깝다고 한것같았어요.
답글삭제@englishbay - 2008/01/31 18:18
답글삭제네. 인터넷에 있는 평가는 말그대로 주관적인 것인데다가("작업"도 가능하고), 여행전문가들이 하는 전문리뷰와도 조금은 거리가 있는 것 같더군요(한사람이 지나치게 많은 영역을 커버하는 론니플래닛도 이점에선 한계가 있지요. 멕시코는 제가 서점에서 얼핏보기엔 렛츠고가 배낭여행자들에겐 더 나아보이기도 하던데). 사실 저도 다른 곳과 비교할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니 제 경험이 그저 "특이한" 것일지도 모르지요. 아직 본격적인 시즌이 시작하기 전이었고 그래서 아마도 내부수리를 하고 있었을 테니까요. 다만 말씀 하신 것 처럼 위치가 좋은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실 남는게 돈도 아닌데 "시간"마저 넉넉하지 않았던 저같은 경우엔 일단 그점이 너무 걸리더군요. 참 저는 말씀하신 이슬라 무헤레스는 처음부터 갈 계획이 없었습니다. 칸쿤만 가려했던게 아니었고, 칸쿤은 그냥 출발점으로 계획 했던 것이라서요. ^^
식당은 제가 대단한 미식가가 아닙니다만, 제가 갔을 때는 "로깔들까지도"가 아니라, 현지인만 식사중이던데요. ^^ 뭐 점심시간에 호텔에 남아 혹은 거기까지 와서 음식맛을 보려는 여행객이 또 있을까도 싶습니다만, 일단 영문메뉴도 없었고 소통도 불가했었으니까요...다른 이야깁니다만 대체로 일본사람들이 들고 다니는 가이드북이 맛집은 기가막히게 찾아내는 것 같던데요. 여행지에서 일본인들이 밥먹는데 들어가서 먹으면 가격압박은 좀 있어도 맛은 어느정도 보장된다는 속설이 있더군요 ^^;;
즐거운 여행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