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가 미국지사를 내고 영업을 시작했으니까, 내가 본 초기 화면의 광고는 미국 서버에만 올라오는 것들이다. 사실 처음에는 무슨 온라인 게임 광고인 줄 알았다.
"그들에게 사랑의 힘을 보여 주어야 할 때입니다."
"긴급요청"
"지진 긴급구호"
현란한 구호들의 오른쪽 귀퉁이에 십자가 문양도 숨겨놨다.
한비야가 무릎팍도사인지 허벅지장사인지에 나온 후로 인터넷에서 한비야와 월드비젼의 "실체공개"와 "명예훼손"논쟁이 있었던 것을 접한 적이 있다.
사실 내겐 별로 새로울 것도 없는 내용들이었는데, 어떻든 "회사"와 "선교단체"사이를 "자선"이란 망토를 뒤짚어쓰고 왔다갔다하는 단체가 내놓은 이 조잡한 광고를 보자 순간 극도의 짜증이 일어났다.
미국내에 다양한 구호단체가 아이티를 돕고 있고, 그 중 상당수는 비종교적인 NGO/NPO 단체들인데, 굳이 미국까지 무슨 글로벌 시장 확장에 나선 회사 마냥 "광고"를 할 필요가 있었을까?
긴급구호를 한다면서 모금을 한 후 정작 "긴급구호"에 지원한 액수는 별로 되지 않는다는 비판마저 받고 있는 단체가 말이다.
이유야 어쨌건 돕는다는데 시비를 걸고 싶지는 않지만, 무슨 구호활동이 "힘을 보여 주어야" 하는 행위라는 그들의 알량한 "과시적" 선민의식도 불편하고, 그게 결국 "월드비젼"의 힘일 뿐이라는 것은 뻔한 이야기다.
기금 모금 전화에 한국전쟁을 상징하는 6.25를 집어 넣어서 특별히 강조까지 하는 그들의 정치성은 더더욱 역겹다. 아이티가 한국전쟁시던가 후던가 기금을 마련해 도와줬다는 기사를 어디선가 본적은 있지만, 그건 미국한테는 한국이 지구종말할 때까지 갚을 빚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나 별반 다름이 없다.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어 자선활동에 참가하라고 독촉하는 것은 무슨 강도같은 협박행위인가도 싶고.
아이티가 우리에게 도움을 주었건 안주었건 고통받는 삶이 있는 곳에 도움의 손길을 보내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그것마저 정치적으로 해석하고픈 이들이 있는 모양이다.
나도 갑자기 좀 정치적으로 이 상황을 보고도 싶어졌는데...
오늘 뉴스를 보다가, 솔직히 아버지를 대통령으로 둔 딸이라는 인간이 자기 딸까지 데리고, 페루, 인도, 스위스 여행하느니 아이티 가서 봉사를 하는게 그들이 말하는 "국가 이미지"나 "국익"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미국 대통령가족도 한국에 놀러왔었네 어쨌네 하면서 정당화 하는 모양인데, 미국이 무슨 면죄부 발행해주는 국가인가?
이번에 보니 클린턴은 딸과 같이 아이티에 가서 구호활동을 하더만.
그런 것은 배울생각 안하고, 스위스 다보스의 최고급 리조트에서 열리는 부자들 포럼에 가서 "파티" 참가할 생각만 하는 "가족"이라는게 한국의 대통령 가족이라는 건 정말 머리 아픈 일이다.
적어도 그런식으로 쌓이는게 "월드 비젼"은 아니지 않겠는가?
그런 것은 배울생각 안하고, 스위스 다보스의 최고급 리조트에서 열리는 부자들 포럼에 가서 "파티" 참가할 생각만 하는 "가족"이라는게 한국의 대통령 가족이라는 건 정말 머리 아픈 일이다.
적어도 그런식으로 쌓이는게 "월드 비젼"은 아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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