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선거철만 되면 흔히 볼 수 있는 기사중의 하나가 "대박"기사이다.
"강달프 펀드 대박" "강용석 펀드...연 6% 수익에 조기마감..."
유시민이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면서 선거자금을 조성하기 위해 시도한 이후, 이른바 자본주의적 대의제 민주주의 시스템을 활용한 "파생상품"으로 "선거펀드" "당원펀드"가 남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참여선거의 모범"이 될 수 있다고 보는 모양인데, 그건 아무데나 "참여"를 가져다 붙여서 결국 재벌과 금융자본만 배불렀던 "참여정부"식 참여다. 이러한 방식의 선거 파생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그야말로 자본주의에 정치를 넘겨주는 또다른 "금권"정치인데다가, 자본가 세력이 이미 가지고 있는 "선거의 수익성"이라는 관념을 모든 개개인에 까지 파급시키는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에 다름 아니다. 다시말해, 이것은 "신자유주의적 선거문화"의 한 표상일 뿐이다.
파생상품을 만들어 정치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꼼수"가 이런방식으로 일반화되고 나면, 선거는 "돈 놓고 돈먹는" 잔치가 되고, 정치인이나 정당은 하나의 상품이 되어버린다. "정책이고 이념이고 지랄이고" 오직 "득표율"만이 중요하게 된다는 말이다.
더더욱 문제는 이른바 자본주의를 극복하고자 한다는 진보신당까지도 이 무개념 "펀드"를 거리낌없이 운영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득표율 만큼 이자로 돌려드립니다"
처음 이 광고를 보고서 무슨 패러디인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다.
"이자"와 "이윤율" 문제에 대한 최소한의 관점이라도 있는 "진보"라면 저런 광고를 할 수는 없다.
진보의 꿈을 정치적 희망을 "이윤율"에 넘겨주다니 이게 제정신인 사람들의 진보정치일까?
기본적으로 "선거 공영제"라는 문제는 진보정당부터 망각한지 오랜 것 같으니 그렇다 치자.
그런데 저 왼쪽 구석에 보이지도 않게 쓰여져 있는 "다른 당은 돈으로 지지율을 올리지만 우리 당은 사람으로 지지율을 올린다"는 풀뜯어 먹는 소리는 또 무슨 이율배반인가?
"3%미만일 때는 원금이 특별당비로 납부됩니다"
진보신당이 이번 총선에서 3% 득표율을 얻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정치평론가는 아무도 없다.
그렇다면 이 당원펀드는 특별당비의 다른 이름이자 모두가 "꽝"일 수 있는 "경품행사"이다.
이게 반신자유주의, 반자본주의를 모색하는 진보신당의 모습이란 말인가?
재정난을 타개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다. 그러나 그것이 "쁘띠적 상상력"에 의존하고 무개념적 "모방"을 시도하는 것으로 이어진다면, 진보의 정신은 뿌리부터 썩어들어갈 것이다.
"특별당비"가 필요하다고 말하면 안되는가?
보수정치를 비판하고, "진보 정치의 정신"을 망각한 이들을 비판하며, 힘든 소수정당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다면, "소멸의 위기"에서 조차 원칙을 지키며 더 철저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진보신당! 정신줄은 놓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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