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월 29일 일요일

Zizek! The Elvis of Cultural Theory

포스터- 지젝! 문화이론의 엘비스



A Still Picture from the Documentary @ DUKE screen society homepage.



숙제도 안한 애가 영화를 보러갔다.

지젝! 문화이론의 엘비스.

그가 문화이론의 엘비스였나? 영화를 보고난 후 내 대답. 그렇다.
적어도 그만큼 대중적 인기는 없을지언정, 아카데미는 아마도 그와 같은 사람을 기다려왔는지도 모른다. 한국의 김용옥의 대중적 인기도 이런것일까하는 생각이 잠깐 스쳐지나갔지만, 솔직히 지젝이 백배 나을 것인데, 적어도 그는 과거를 향해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향해 말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번 터져나오면 쉼없이 쏟아져 나오는 그의 에너지는 그 자체로서도 영향력이 있었다. 그가 데리다와 스피박에 대해 말하면서, Lacanian 은 단지 그들처럼 해체에 대해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도그마적인 권력에 대해 말하면서 대중을 움직여 가는 것이고 자기 또한 그렇다고 말할 때의 힘은, 내가 데리다를 읽으면서 답답했던 어떤 자리에 대한 분명한 답이었다.

정말 안타까운 것은 내 영어가 짧아 그의 쉴새 없이 터져나오는 말들을 다 추스리지 못했다는 것인데. 사실 그것도 그에 따르면 완벽히 이해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작동하는 이데올로기의 효과의 자리일테니 큰 문제는 아닐 것이다. (이럴 때는 데리다가 편하다.)

그의 집 문 앞에 붙어있는 스탈린 포스터.. 사실 그가 왜 스탈린을 붙여놨는지는 정확히 이해할 수는 없으나, 하나의 기획에 대한 실패를 분명하기 하고 그 기획의-이미 사람들이 누구나 쉽게 폐기처분 할- 현실적 자리들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일 것이다.

그리고 왠지는 알 수 없으나, 그는 집에서 밥을 안해먹기 때문인지 주방 싱크대를 옷장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것도 차곡차곡 잘 개어서 말이지. 그 정돈 상태는 꼭 군대 관물대 정리 스타일이었는데, 지젝도 군대 갔다 왔는가 보다고 생각이 들다가도 정신없이 말하는 그의 모습의 뒤에 마치 잘 정돈된 논리의 자리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반면 나는 둘다 어지럽다. 정신없는 놈이 정신있는 척 살려고 기끔 발버둥을 치는 것인지, 정신있는 놈이 정신 놓고 사는 것인지 모를 만큼..

그리고 그의 환상적인 독수리 타법. 오른손 검지손가락으로 사고의 흐름을 따라잡는 신묘의 경지가 정상인의 것일 수 있다니!

역시 엘비스는 개인기가 받쳐줘야 되나 보다!

그의 대표적 개념 Enjoyment 는 맑스의 Suplus Value 와 라캉주의 그리고 프로이드의 수퍼이고가 결합한 개념이란다. 맑스의 잉여가치와 라캉주의의 판타지의 동일성은 쉽게 이해가 가는데, 결국 이것이 Super Ego 로 주체 수준에서 "폴딱" 상승하는 것이 우연성과 즉자성- Spontaneity 에 대한 그의 강조-이란 점에서 논리와 예언, 믿음과 희망이 서로 몸을 섞는 것 같다.
그는 자본주의가 이미 극한의 쾌락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에 그 쾌락을 자본주의적으로 회수하는 이데올로기-도덕적 재전유의 고리를 끊어낸다면 Revolution without revolution 이란 정치적 기획이 가능할 것임을 역설한다. 마치 과대 소비를 부추기면서 과소비를 도덕적으로 단죄하는 이중논리의 고리를 끊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고리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유토피아는 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재되어 있으며 금기들 훈육적 기제들을 제거하는 것이 그 출발이라는 점에서 마치 독일 이데올로기의 맑스를 연상시키는데, 그 모든 그의 논리의 명쾌함이 가져다 주는 것들 이상으로 그의 에너지와 자기 확신은 이미 그가 문화연구의 엘비스로서 스스로를 즐기고 있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모든 그의 논리에 언어로 구성된 조합물이 가지는 것 이상의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DVD로 제작되서 자막이 붙으면 다시 한번 봐야겠다. 4월 말에 온다니 그때 "실물" 구경도 하고.

참.. 잊기전에 재밌는 논리 하나..
철학을 Philo + Sophy 로 구분하는 것은 익히 하고 있지만,
정신분석학을 Psycho + Anal + ysis 로 구분하는 것은 지젝의 위트가 넘치는 듯. LOVE is Evil 이란 그의 논리도 그렇고..!!


영화완 좀 관계없지만 재밌는 것은 오늘 극장에서 보니까, 정말 이 미국 땅의 대학에서도 "그 나물에 그밥"인 청중들이 모여들더라.
이른바 Radical Theory 수업들에서 안면이 익은 대학원생들 그리고 문화이론의 초심자들-인류학과 사람들!

대학들을 튜어하기 위해서 만들었다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작업들이 가능할까? 미국적인 아카데미 스타시스템이 한국에서는 황우석으로 귀결된 상태여서 아마도 우리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듯.




트레일러 보기: Quick Time 필요
www.zizekthemovie.com/sightsandsounds/trailer.m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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