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오늘에서 각 신문 헤드라인 기사를 비교하는 글을 읽는데, 어디서 눈에 읽은 알파벳 조합이 보인다.
서울신문 1면 머릿기사 "RTP·드레스덴 닮은 명품도시로"
설마 이게 이 동네 RTP?
#사례1 1950년대 면화 등 농업으로 먹고살던 노스캐롤라이나주는 미국에서 가장 낙후된 곳 중
하나였다. 1952년 1인당 주민소득은 1049달러로 미국 평균 1639달러에 한참 못 미쳤다. 이 고리타분한 땅은 1955년
주지사가 반경 15㎞ 안에 위치한 3개 도시 더램, 채플힐, 롤리의 가운데 지점에 ‘연구삼각지대(Reserach Triangle
Park·RTP)’를 만들어 국립보건원 산하 환경보건연구소 등을 유치하면서 운명이 바뀌었다. 세 도시가 품고 있는 듀크대 등
3개 명문대는 지식산업의 시너지 효과를 가능케 했다. 현재 119개의 연구소, 170개의 첨단기업, 90개의 기업지원기관에
4만여명이 종사한다. 2005년 이들 세 도시의 소득수준은 미국 평균을 5%가량 상회했다.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091201001008)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091201001008)
최근에 공무원들 "골프연수"를 이쪽으로 많이 보내고, 강남 아줌마들 사이에 아직 한국인들이 "드글드글"하지 않은 학군좋은 동네로 인기를 구가한다더니만, 그렇다고 RTP가 한국에서 첨예한 논란을 빚고 있는 세종시 "수정안"의 주요 모델로까지 언급 될지는 몰랐다.
기사 문체가 번역체인 것을 감안하고 정부 보도자료를 "Copy & Paste" 한 티가 난다고 해도, "농업으로 먹고살던", "이 고리타분한 땅"은 등과 같은 표현을 거침없이 쓸 수 있는 과단성은 일단 놀라운 것이었다.
RTP 개발 사례가 새로운 경제개발 모델로 알려져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개발의 역사와 내용이 세종시의 모델이 될 수 있는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일단 사실관계가 좀 다른데, RTP 지역이 개발 되기 전에 이미 이지역엔 듀크,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 (채플힐), 그리고 NC STATE 같은 학교들이 있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주립대학이기도 하다.)
그리고 랄리는 NC의 주도이고, 더램은 한때 흑인 월스트리트 (Black Wall Street) 라고 까지 불리웠던 경제호황기를 누렸던 곳이다. "고리타분한 땅"이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지역의 주요 "산업"이었던 "담배 (듀크대학은 American Tabacco 를 소유했던 담배 재벌 Duke가 설립했다. Lucky Strike가 최대 히트작이었고)"산업이 세계 제 2차 대전 이후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높은 실업률등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뭔가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던 상태였고, 그 상황에서 연방정부의 주요 연구기관들이 대거 RTP에 자리를 잡고 주정부도 엄청난 세제해택등 인센티브를 주면서 IBM등을 유치하는데 성공하면서 오늘날 그마나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한데 상황은 그리 녹녹하지 않다. 대체로 연구센터 중심으로 구성된 단지이기 때문에, 경제 위기의 여파와 시장의 변화에 가장 결정적으로 취약하게 되었다. 물론 전미국에서 단위면적당 "박사학위 소지자"가 가장 많은 지역이라는 우스갯 소리를 할 만큼 연구인력 인프라가 풍부한 것은 사실이지만, 각 기업들이 가장 먼저 규모를 축소하고 "폐쇄"나 "이전"을 단행하는 것이 또 이 연구소들이다.
얼마전에는 Sony Ericsson 의 미주본사가 이 지역에서 철수한다고 해서 한참 시끄러웠는데, 도대체 한국에서 어떤 식으로 이 RTP 모델의 성공과 실패의 역사를 효율적으로 적용한다는 것일까?
그저 미국의 사례니까 있어 보이긴 하다는 "전시효과"를 노린 것일까?
RTP 지역 아니 노스캐롤라이나의 실업률이 최근 12%에 이른다는 사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데?
나는 세종시 문제는 잘 모르고 행정전문가도 아니다. 하지만 수도권에 과도하게 모든 것이 집중되어 있는 한국에서, 국가기관들이 각 지역과 대체로 동일시간대에 접근 가능한 곳으로 이전해 균형발전을 유도하겠다는 생각 자체는 의미있다고 본다.
어차피 행정기관이야 "대국민 서비스"를 하는 기관들이고 요즘 무슨 "파발"을 띄워서 문서들을 주고 받는 세상도 아님에야 도대체 왜 "서울"과 "수도권"을 못 떠나겠다고 우기는 것인지가 이해가 안간다.
"미국은 피를 섞은 형제"라면서 자기민족에겐 몽둥이질이나 화형시켜 불사르고도 죄책감을 못 느끼겠다고 하시는 분들이니 애초에 이해를 바라는게 말이 안되지만, 그렇다면 최소한 경제와 행정을 공간적으로 분리해 권력의 분산을 시도하고 독립성을 존중하며 상호 견제의 룰을 가지려고 하는 그런 미국의 사례는 좀 배우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RTP 모델. 그래 좋을 수 있겠다. 하지만 RTP 에서 먹고 살만한 상당수 사람들은 현지인도 아니고, 대부분 언제든 뜰 수 있는 계약직 연구원들이라는 사실도 좀 생각하고, 연구단지라는 것이 세종시 근처에 있는 "대덕 연구단지"도 있으니까 그런 "우리 경험들"로 부터도 좀 배우려고 시도를 했으면 한다.
"미제"라고 디밀기만 하면 다 있어보이는 세상이 아니다 요즘 세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