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te Fair 를 대충 다 둘러 본 후 잠깐 커피를 마시며 앉아 있는데, 그 앞에 사람들로 북적이는 전시관이 있었다.
"살아있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여인. 29인치!

한 가족단위 관람객은 대표로 아이 한명에게 50센트를 줘서 보고 오게 하더니 아빠, 엄마도 덩달아 가서 보고 나온다. 보고 나온 사람들의 표정에서는 그로테스크한 무언가를 보고 나왔다는 근육경직이 엿보였고, 어린아이들은 "살아있어 정말로!"를 외치며 뛰어 나오기도 했다.
도대체 사람들은 무엇을 50센트와 교환하고 있는 것일까?
한국에서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루저"기준에도 한참이 모자란, 29인치 인간을 보면서 자신들의 "정상성"을 다시 한번 검증 받고 싶어했을까?
하루종일 저 칸만이 안에 앉아 낯선이들의 시선을 받고 있을 여인은 무엇을 "팔고" 있는 것일까?

2007년 9월 더램의 가장 큰 쇼핑센터인 South Point Mall 에서는 The Bodies..전시가 열렸었다.
사람들의 시체를 이용 "인체의 신비"를 보여준다는 그 전시는 전세계에 뜨거운 윤리적 논란을 일으켰던 것은 알려진 바이다.
그때 듀크대학의 문화인류학과 교수들이 직접 나서서 "전시 반대 시위"를 조직했었다.
출처: Duke Human Rights Center

듀크대학 문화인류학과의 Orin Starn 교수(현 학과장)이 시위를 막는 경찰과 대화중. 이후 검거됐다.
인간의 몸을 (그것이 죽은 것이던 산 것이던) 가지고 이윤을 만들어내는 전시를 중단할 것을 전시회 매표소 앞에서 요구했는데, 미국의 집시법(영업방해)에 따라 연행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한국의 교수들 그 누구가 직접행동에 나섰는지 좀 궁금해졌다.)
나는 그때 함께 하지 못 했지만, 두고두고 이일은 내 머리속에 남아 있다.
페루에서는 유럽의 연구소(주로 화장품회사들로 추정되는)에 납품할 지방을 채취하기 위해서 산사람을 죽이는 일이 있었다고 하고 (기사보기), 장기매매를 위해 사람을 납치한다는 말이 뜬소문이 아닌 세상이 된 오늘날 "인체의 신비전"은 결국 돈이 될만한 신비함이 인체에 있음을 재발견 하는 전시였던 것 아닐까?
별다른 논쟁없이 "성황리"에 이루어졌던 한국에서의 "인체신비전".
일본 제국주의가 한국인들과 중국인들을 상대로 생체실험을 자행했던 731 부대를 "항일 독립군"으로 기억하는 대학 총장출신 총리가 있는 한국이 생각나 씁쓸해진다.
그러니 벌써 몇달째 냉동고에 보관된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시신을,
얼렁뚱땅 "파묻어" 버리고 싶은 "폭도들의 몸" 보듯 하는가도 싶고....
한겨레에 흥미로운 기사가 났다.
답글삭제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99698.html
일제가 부검한 시신들의 표본이 아직 국립과학수사 연구소에 보관되어 있는 모양이다. 당대 이름을 달리던 기생의 "생식기"도 보관되어 있다는 데.
소송을 제기한 사람들은,
"강씨 등은 이어 "임신과 출산의 신성한 역할을 지닌 여성의 생식기를 노리개로 비하하는 표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헌법에 규정된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등 심히 우려스렵다"고 밝혔다" 고 한다.
강씨등이 누군지 잘 모르겠지만 이래저래 생각할 여지를 주는 소송을 제기한 용기엔 일단 박수를!